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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작 혹평·경쟁사 견제…기로의 마이크로소프트

by 관리자 posted Sep 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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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DB)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야심차게 출시한 신제품은 '실패'라는 혹평에 시달리고, 새로 진출하려는 모바일 시장은 경쟁사의 견제가 거세다. 세계적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처한 요즘 현실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영원할 것 같았던 '소프트웨어 왕국' MS가 위기국면을 맞아 최근 추진하고 있는 타개책에 전세계 IT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윈도8 혹평속 후속작 윈도8.1 전망도 미지수

MS는 지난해 10월 개인용 컴퓨터(PC)와 모바일 운영체제(OS)를 통합하며 대대적으로 개편한 윈도8을 시장에 내놓았다. 모바일 사업 분야에서 애플, 구글 같은 경쟁사업자에게 선두를 빼앗겨 고전하던 끝에 야심 차게 내놓은 신제품이다.

윈도8은 그러나 복잡한 작동법 때문에 출시 초기부터 이용자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1995년부터 적용해온 하단 제목표시줄의 '시작' 단추가 없어진 것을 두고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항의와 비판을 받아야 했다.

결국 MS는 지난 5월 윈도8 출시 7개월 만에 시작 단추를 되살리고 윈도8 갱신판(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겠다고 발표했지만,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발머의 리더십은 타격을 입은 후였다.

MS가 터치스크린형 PC 시장 장악을 노리며 내놓은 윈도8 시리즈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윈도 8.1이 다음 달 18일 정식판의 전 세계 동시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전 세계 터치스크린형 PC에 대한 수요 전망은 하반기로 오면서 더욱 하락하는 추세이다.

미국의 다국적 정보기술(IT) 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IDC의 연구원인 밥 오도넬은 지난 8월 올해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노트북 출하량이 전체 노트북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 전망을 연초 예상(17∼18%)보다 낮은 10∼15%로 하향조정했다.

모든 터치스크린 장착 기기에 작동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던 MS의 계획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 안드로이드·iOS와 오피스 호환 망설이는 발머

'MS오피스' 시리즈로 사무용 문서 작성 프로그램 시장을 독점해온 MS의 지배력도 모바일 환경에서는 애플과 구글이라는 막강한 도전자 앞에서 무력해지고 있다. 애플과 구글이 잇따라 모바일용 오피스 앱(사무용 애플리케이션)을 무료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20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안드로이드 기기와 애플 iOS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오피스 앱인 '퀵오피스'를 19.99 달러(2만1천700 원)에 판매하던 정책을 버리고 무료 배포를 선언했다.

퀵오피스는 MS 오피스 문서들을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편집할 수 있는 앱. 이전까지 구글 드라이브 사용자들은 MS 오피스 문서를 읽을 수만 있었고 편집은 하지 못했다.

애플은 오피스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업무용 문서 작성 프로그램 '아이워크'를 모든 iOS 모바일 기기 신규 가입자에 무료료 제공하기로 했다.

아이워크는 MS의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를 대체할 수 있는 워드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용 프로그램이 모두 들어가 있다.

MS가 한때 휴대전화 시장 1위 업체였던 노키아 인수를 통해 기업용 모바일 시장 공략에 나서자마자 구글과 애플이 합세해 시장 진입을 막고 나선 형국이다.

시장에서는 현 시점에서 MS가 자사의 모바일 오피스 프로그램 '오피스365 모바일'을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서 모두 사용 가능 하도록 정책을 변경하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보고 있다.

IT전문 매체 컴퓨터월드에 따르면 22일 MS를 대상으로 열린 증권사 연구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연구원은 "자사 내의 플랫폼만 고집하는 MS의 근시안적 태도는 기업을 약하게 만들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대부분 증권사 연구원도 'MS가 애플과 구글 OS와의 호환 정책을 망설일수록 MS가 감수해야 할 위험도 커진다'는 취지의 의견에 공감했다.

그러나 스티브 발머 MS CEO는 이 문제에 관해 명확한 언급을 회피한 채 애플, 구글과의 호환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암시를 주는데 그쳤다.

국내 IT인프라 컨설팅 업체인 크로센트의 박종화 수석 연구원은 "윈도와 오피스 면허에서 오는 수익이 있어 MS가 당장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PC판매가 줄고 있어 모바일에서 애플·구글과 수수료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로 가는게 MS 의 현실적인 선택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ohyes@yna.co.kr